본문 바로가기
식물/들꽃(목본)

가침박달 (20170408)

by 청계 1 2017. 4. 30.



창원에서 야생화 탐사를 하는 동호인들과 창녕에 꽃을 보러 갔습니다.
무덤 주위에 있는 할미꽃과 애기자운을 보고 나와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창녕 시장통에서 장날이면 먹을 수 있다는 수구레국밥을 한다는 표시가 있어 찾아들어갔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와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가침박달나무가 자생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산 중턱에 있는 가침박달나무에 이맘때 쯤이면 꽃이 피니 아마 피었을지도 모른다고 산을 오르자고 하였습니다.
점심을 먹고 바로 산을 오를려고 하니 숨이 너무 찼습니다.
오르는 도중에 길가에 핀 작은 꽃을 보고 구경을 하면서 천천히 올라가니 앞서 간 사람이 내려오면서 이제 한 송이가 피었다고 전합니다.
숨을 헐떡이며 가침박달나무가 있는 곳에 갔습니다.
나뭇가지에 꽃봉오리는 많이 매달고 있었지만 꽃잎을 벌린 것은 두 송이이었습니다.
날이 포근하니 꽃잎을 벌리는 중이었습니다.
그 앞에서 기다려 꽃잎을 제대로 벌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꽃술까지 사진에 담았습니다.



이름에 박달이 들어간 여러 종류의 나무 중 가침박달은 우리나라 중부 이북에서 자라는 흔치 않은 나무다.
더욱이 산림청에서 지정한 보존 우선순위 105번째의 식물이다.
가침박달은 산기슭과 계곡의 햇빛이 잘 드는 양지의 큰 나무 사이에 섞여 자라며, 키 1~5미터 정도의 작은 나무로 팔뚝 굵기면 제법 굵은 나무에 속한다.
잎은 손가락 2~3개를 합친 정도의 크기에 끝이 뾰족하며 윗부분에 톱니가 있다.
평범한 모양새의 나무이지만 꽃이 필 때면 눈에 금방 띈다.
대체로 5월 초순경 가지 끝에 3~6개씩 원뿔모양의 꽃이 모여 핀다.
꽃은 초록 잎과 같이 피는데, 눈부시게 하얗다.
다섯 장의 꽃잎은 사이가 조금씩 벌어져 있으며, 매끈하고 정연한 것이 아니라 주름이 져 있다.
전체적으로 꽃은 청순하고 깔끔한 맛이 나며, 한꺼번에 집단으로 피어 있을 때는 초록색의 캔버스에 흰 물감을 뿌려둔 것 같아 아름다움을 더한다.
열매의 모양도 좀 특별하다.
마른 열매인데 깃대 봉 모양으로 끝이 오목하게 패 있다.
또 씨방 여럿이 마치 바느질할 때 감치기를 한 것처럼 연결되어 있다.
속명 ‘Exochorda’는 희랍어로 바깥이라는 뜻의 엑소(exo)와 끈이라는 의미를 가진 코르드(chorde)의 합성어라고 한다.
역시 우리 이름과 마찬가지로 실로 꿰맨 것처럼 보이는 열매의 특징을 담고 있다.
이렇게 수만 리 떨어진 나라의 사람들이 식물의 특징을 우리와 꼭 같이 보았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씨방의 특징인 ‘감치기’와 박달나무처럼 단단한 재질을 가졌다는 의미를 합친 ‘감치기박달’이 변하여 가침박달이 된 것으로 보인다.
충북 청주시 명암동에는 화장사란 절이 있다.
대웅전 뒷산에는 거의 만여 평에 걸쳐 가침박달이 집단으로 자라고 있다.
이곳에서는 ‘가침보존회’란 단체를 만들어 보존하고 있으며, 매년 봄이 되면 가침박달 축제를 열기도 한다.
그 외에도 대구의 앞산 일대에는 수십 그루씩 집단을 이룬 곳이 발견되기도 했다.
전북 임실 덕천리에 있는 가침박달 군락은 가침박달이 자랄 수 있는 남방한계선이라 하여 천연기념물 387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군락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할 정도로 숫자가 적다.
가침박달은 우리의 산하에서 자라는 흔치 않은 식물로서 관상용으로도 가치가 있다.
간혹 어린 새싹을 데쳐서 나물로 먹기도 한다.


우리나무의 세계 2










2017년 4월 8일 창녕의 야산에서

'식물 > 들꽃(목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팝나무 (20170502)  (0) 2017.05.19
병꽃나무 (20170430)  (0) 2017.05.15
능수벚꽃 (20170408)  (0) 2017.04.30
산벚나무 (20170408)  (0) 2017.04.30
까마귀밥나무 (20170408)  (0) 2017.04.30